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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2일(수) 2:32 [중앙일보]
[중 앙일보 천창환] 8일 오후 전남 보성군 득량면 강골마을. 낮은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마을은 대나무 숲에 파묻혀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 마을은 2005년 정보화마을로 지정돼 마을 홈페이지(dr.invil.org)가 생기면서 ‘안개 자욱한 녹차밭과 전통 한옥에서의 불편한 하룻밤’이란 1박2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운영위원장인 이정민(47)씨 집에 부산에서 온 김태수(40)·조영미(40)씨 부부가 중학생·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들어섰다. 김씨 부부는 지난해 여름 이후 강골마을 방문이 세 번째라고 했다. “푸근한 정이 넘쳐 마음이 편해 자꾸 찾게 된다”는 것이다.
광주(廣州) 이씨 집성촌인 강골마을엔 현재 27가구가 살고 있다. 마을의 50여 채 한옥 중 20곳 넘게 비어 있다. 역사가 400년이 넘은 오래된 마을이다. ‘이용욱 가옥’ ‘이식래 가옥’ ‘이금재 가옥’ 등 200년 가까이 묵은 집들은 민속자료로 지정됐다. 빼어난 풍광에 전통 한옥이 어우러지다 보니 영화 ‘서편제’ ‘태백산맥’ 등의 무대가 됐다.
마을 주민들은 그런 특성을 살려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옛날식 하룻밤’을 제공한다. 체험객들은 아궁이 불을 직접 때 난방을 해결했다. 불을 꺼뜨려 이를 되살리느라 잠을 설쳐야 했다. 집주인 이정민씨는 “원하면 ‘푸세식’ 화장실이 있는 집에서도 묵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어둠이 깔리자 체험객들은 아궁이에 감자를 구워 먹고 마당에 피운 장작불 주변에서 정담을 나눴다. 밤하늘에 은하수가 선명했다.
요금은 1인당 4만원. 숙박은 물론 두 끼 식사 비용 이 포함된 금액이다. 지난해 이 마을에는 2000명이 다녀갔다. 이씨는 “그중 80% 이상이 다시 찾은 방문객”이라고 전했다.
보성=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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