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1일(일) 오후 3:10 [데일리안]

<의학칼럼>외적인 아름다움 못지 않게 중요

[데일리안 대전·충남 이희만 ]벌써 흰 눈 내리는 추운 겨울이다.

구세군 자선냄비가 거리에 등장하고 오색영롱한 크리스마스트리와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 추위를 견디고 피어나는 꽃이나 새싹처럼 겨울동안 사랑을 속삭이던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결혼식이 줄을 잇는다.

결혼시즌이라는 말을 들으면 치질이 떠오르고 어떻게 치질로부터 벗어나 행복한 결혼생활과 임신과 출산을 해야 하는지 떠오르는 것은 항문외과를 담당하는 의사의 직업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2008년 무자년 1월 어느 날 두 젊은 여자 분이 내원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 두 분은 나이도 비슷하고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내원하였다.

혼자 내원한 30대 여자 분은 5월의 신부가 되실 분으로 평소 잦은 변비와 불규칙한 배변습관으로 학생시절부터 치질로 고생하였는데 필자의 TV강좌를 통해 결혼과 임신 전 치질치료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내원한 경우이다.

사랑하는 예비신랑에게는 비밀에 붙인채 하루 입원으로 수술을 받았고 올바른 식습관과 배변습관을 꾸준히 유지하여 5월에 밝은 얼굴의 신부가 될 수 있었다.

남편과 함께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원한 30대 여자 분은 임신 22주째로 결혼 전 치질이 있었으나 직장과 결혼준비로 바빠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였다.

결혼 후 임신을 하고 변비가 심해지면서 치질의 돌출이 잦아지더니 수일 전에는 급기야 혈전성 치질까지 생겨 통증이 심해 내원하였다.

임신으로 인해 투약이나 수술 같은 적극적인 치료는 출산 후에나 가능하여 온수좌욕 등 보존적 요법만 처방받고 걱정스럽게 집으로 향했다.

5월의 어느 날, 남편으로부터 아내가 분만 시 치질이 더욱 심해져 통증과 출혈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즉시수술과 모유수유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있었고 모유수유를 하면서 치질수술을 받고 퇴원하였다.

미리 치질을 치료하지 못한 대가를 임신기간 동안 톡톡히(?) 치른 셈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신부는 준비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살림집 장만, 결혼식장, 예물과 혼수, 신혼여행 등등….

그러나 정작 신랑 신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건강검진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많다.

최근에는 경제적인 여유 때문인지 건강검진과 함께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피부관리, 성형수술까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여전히 부끄럽고 귀찮다는 이유로 치질에 대한 진료는 꺼리는 실정이다.

결혼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은 외적인 아름다움이나 치장만이 아니다.

치질의 치료야 말로 결혼 전 반드시 챙기고 가야할 것이 아닐까.

글/이희만(세림외과 원장·항문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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